뮤지컬 Jack the Ripper (2009.2010) :: 2010/07/28 02:02



작년 국내에 초연하고 이번 여름 다시 공연하는 잭 더 리퍼 (2009년명 살인마 잭) 입니다.
저한테는 뮤지컬 보기 시작하고 얼마되지않아 본 공연이기도해서 무척 좋아하기도 했었죠.
특히나 무대디자인에 주목해서 봤을때라서 움직이는 배경에 완전 환호했었던 기억도 납니다..

내용은 워낙 유명한 이야기라서 짧게..
1888년 런던에서 일어난 창녀만을 죽이는 살인마 잭에 대한 이야기를 배경으로. 그를 쫓는 형사 앤더슨. 똑같이 그를 쫓는 신문기자 먼로. 앤더슨과 오랜 친구이면서 창녀인 폴리. 그리고 잭과 모종의 계약을 한 의사 다니엘. 다니엘과 사랑에 빠진 창녀 글로리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창녀들을 살해하는 살인마 잭.
이런 인물들이 모여서 1888년 런던거리에 이야기를 진행시킵니다.

2009년에 봤던 캐스팅은 안재욱. 민영기. 김법래. 김원준이었고.. 이번 2010년에 본 공연캐스팅은 김성민. 유준상. 김법래. 최민철. 서지영. 소냐였습니다.
2009년에는 사전지식없이 갔었고. 이번에는 김법래씨와 최민철씨는 무슨일이 있어도 같은 무대에서 보겠다는 마음에 날짜를 골랐습니다..

개인적으로 2009년에도 아쉬웠던건 또 다른 주인공인 안재욱씨의 공연이었는데. 이번에도 솔직히 말하자면 김성민씨의 공연도 아쉬웠습니다. 두 분 다 목소리도 연기도 좋으신편이지만 뭐랄까.. 뮤지컬에서의 그 호흡을 따라가기에는 조금 아쉬운 실력이랄까요. 하지만 두 분 다 열심히 연기해주시는 모습이 그런 부분을 상당부분 플러스가 되었기때문에 보고나서도 기분 좋은 공연이 될 수 있었던거 같습니다.
앤더슨역을 맡으신 2009년의 민영기씨와 2010년의 유준상씨의 캐릭터는 상당히 다르더군요.
민영기씨의 앤더슨은 더 퇴폐적이고 우울했다면, 유준상씨의 앤더슨은 강하고 한번에 확 끓어오르는면이 있는 그런 앤더슨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전 영화 '프롬헬'의 형사를 무척 좋아했기때문에 퇴폐적이 모습이 많이 보였던 민영기씨의 앤더슨이 더 마음에 듭니다.
먼로역.. 먼로역은 2009년 2010년 둘 다 김법래씨의 공연을 봤는데요. 한 분이 연기하셨음에도 불구하고 캐릭터가 확 달라져서 놀랐습니다. 2009년의 먼로는 얍삽한 느낌이었다면 2010년의 먼로는 털털하지만 뒷구멍으로 챙길건 다 챙기는 아저씨랄까요. 2010년의 먼로는 약간 '삼총사'의 포르토스삘이 나는 그런 이미지였습니다.
이 캐릭터는 둘 다 좋아서.. 김법래씨가 연기하시는데 불만이 있을 수가 없어요.. (이게 바로 팬의 마음...)
목소리로 따지자면 2009년의 먼로는 얍삽해서 목소리가 배경음에 좀 묻히는 느낌이었는데 2010년의 먼로는 배경음을 이기더군요..;; 주연들과 같이 노래부를때는 주연들보다 목소리가 더 카리스마있었던 웃지 못할 상황도 펼쳐졌습니다. 이랬든 저랬든간에 전 좋지만요.. (>_<)
주연처럼보이지만 실상 나오는 장면으로 따지면 딱히 많지않은 잭.. 2009년의 잭인 김원준씨와 2010년의 잭인 최민철씨는 느낌이 상당히 달랐습니다. 김원준씨의 잭은 세련되고 가벼운 위트가 있는 록 분위기의 잭이었다면. 최민철씨의 잭은 무거운 위트가 있는 데스메탈분위기의 잭이었습니다. 2009년과 2010년의 공연 스토리나 전개가 상당히 많이 달라져서 그런지 같은 장면을 하는데도 무척 다른 분위기가 많이 났습니다. 특히나 잭의 공연 부분은 배우의 느낌도. 전개나 이해방식도 틀렸기때문에 딱히 호불호를 나눌 수가 없네요.
김원준씨의 매력적인 카리스마도. 최민철씨의 무겁지만 위트가 보이는 휘어잡음도 둘 다 너무 좋았습니다.
2009년의 폴리와 2010년의 폴리는 딱히 다를 바가 없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2009년의 폴리역을 제가 기억못해서.. 프로그램을 어디다가 두었는지 당최 기억이 안나네요.. 아무튼 상당히 비슷한 느낌이 나는 폴리였습니다.
그에 비해서 2009년의 글로리아와 2010년의 글로리아는 많은 차이점을 보이더군요. 감독하신분의 캐릭터이해가 틀리셨는지 2009년의 글로리아는 정말 처음 창녀가 되어서 순진한 느낌이었는데 2010년의 글로리아는 설명으로는 처음 창녀가 되었다고 하지만 연기로서는 몇 년 창녀를 해본 듯한 느낌이 나더군요. 소소한 차이라고 하기에는 좀 많이 달라서 그런지 굉장한 위화감이 있었습니다.. 2010년의 글로리아는 목소리가 상당히 특이해서 묘한 매력이 있더라구요. (^^)

2010년 공연은 2009년에 비해서 더해진것이 많은 만큼 없어진것도 많은데요.
제일 큰 건 내용이 상당부분 수정이 가해졌다는 거겠죠. 잭의 직업이라던가, 글로리아가 병에 걸리게 된 원인등.. 극의 진행을 위해 보조적인 역할을 하던 소소한 설정들을 과감하게 없애고 단순무식하게 정리해버렸죠.
그리고 극 중 인물들을 단순하게 만드는 바람에 인물들이 말하는 대사들과 안 맞을때도 많았고. 중간중간 이야기가 끊기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물처럼 부드럽게 흘러가는 내용이 아니라 여기 한컷. 저기 한컷. 연도가 맞지않는 한 화가의 미술작품을 보는 그런 느낌이었어요.
그렇게 없어진 제일 아쉬운 장면은 다니엘과 글로리아의 듀엣이었습니다. 2009년에는 둘의 듀엣이 사건 전후로 2파트가 있어서 둘의 사랑이 정말 아름답다는것을 느끼게 해주었는데 2010년 공연에서는 사건 전에만 나오더군요.
그 외에 잭과 글로리아의 간접적인 연관을 보여주는 초반의 전개장면도 없어져서 아쉽고요..
그래서 2009년의 단순했지만 깔끔하고 보여줄건 다 보여주었던 내용전개가 무척 그리웠던 2010년의 전개방식이었습니다. 다음 공연에서는 부디 이런 끊어지는 부분을 수정하고 스토리를 깊이있게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스토리가 상당부분 없어졌다면 없어진 만큼 생긴것은 노래들과 볼거리가 많은 앙상블장면들이었습니다.
런던의 모습을 보여주는 앙상블. 살인마 잭을 유희거리로 만든 쇼 등.. 2009년에 비해 군무도 앙상블도 화려함도 배가 되어서 돌아왔더라구요. 무대도 한 층 업그레이드하여서 추가된 디자인도 많았고. 무대의상 또한 여러가지 색감이 더 추가되어서 화려해졌습니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장면을 뽑자면..
먼로의 흥정장면.. 2009년에 비해 목소리가 울려퍼져서 마음에 들었던 장면입니다. 하지만 후반부에서 피가 나오는 장면을 끈으로 표현하는 안무가 없어진건 많이 아쉽더군요. 그게 간접적이지만 효과적으로 잔인하다는걸 보여주는 장면이었는데 말이죠..
먼로의 기사작성장면.. 이것또한 목소리가 울려퍼져서 마음에 든 장면 중 하나. 하지만 얍삽한 부분이 없어진건 좀 아쉽네요. 그래도 역시 김법래씨의 울려퍼지는 목소리는 정말 진국이었어요.
잭의 창녀들 살해장면.. 록뮤지컬을 의식했던건지는 몰라도 잭의 솔로부분에서는 묘하게 록음악같은 기분이 나더군요. 피를 끈으로 표현한 안무는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여자들의 의상도 흰색이라 더더욱 색깔이 부각되었다는것도 좋았구요. 무엇보다 최민철씨의 댄스... 정말 멋졌어요.. (>_<) 2009년엔 김원준씨가 망토를 휘날리는게 너무 마음에 들었는데. 2010년의 최민철씨는 댄스로 눈을 사로잡으시네요. (^^;)
글로리아의 솔로장면.. 밝은 미래를 상상하며 부르는 솔로장면. 목소리가 워낙 독특하셔서 좋았습니다. 들으면서 전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울어..' 캔디가 오버랩되더라구요;;
앤더슨과 폴리의 듀엣장면.. 애송이커플(다니엘과 글로리아)에 비해 이쪽은 성숙한 커플이죠. 폴리의 애절한 음색이 무척 좋았습니다.
런던 소개장면. 살인마 잭의 쇼. 2009년보다 더 업그레이드 된 장면들입니다. 특히 살인마 잭의 쇼부분은 길어지고 나오는 인물도 많아졌더라구요. 묘하게 시카고가 생각났지만 느낌은 확연히 틀립니다.

무대디자인을 말하지 않을수가 없는데요. 움직이는 집과 거리의 아이디어는 정말 멋졌습니다.
다만 2010년 공연에서는 너무 다발적으로 많이써서 오히려 독이 되었어요. 2009년 공연때는 적은 움직임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었는데. 이번 공연에서는 계속 움직이는듯.. 과유불급.. 많으면 없는것보다 못하죠.. 무대를 답답하게 만드는 효과가 되어버렸습니다. 어떻게보면 무대디자인에 맞춰 이야기를 막 수정한거같은 느낌도 들정도였습니다.
이 무대디자인 무척 좋아했었는데. 조금 자중해줬으면.. 이라고 생각한적도 처음이네요.
하지만 활용도부분에서는 정말 최고이기때문에. 여러모로 대단한 무대디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뭔가 2009년에 비해서 좀 어수선하다는 느낌이 들었던 2010년 공연이었습니다만. 광고하는대로 초호화 캐스팅이라는것에는 저도 동감합니다. 워낙 유명한 배우분들이 많이 나오시니까요..
2009년에는 깔끔한 맛에. 2010년에는 화려한 맛으로 이 공연을 볼 맛이 나는거 같습니다.
내용이 상당히 막장이 되긴했습니다만. 그런것 또한 막 꼬집으면서 즐길 수 있는 공연인거 같아요.
무엇보다 전 김법래씨. 최민철씨가 같은 무대에 있는 것을 본걸로도 충분히 만족합니다.. (>_<)

성남이 조금.. 아니 많이 멀긴합니다만. 한번쯤은 보실만한 공연입니다.
김법래씨 먼로 완전 추천해요.. 최민철씨의 잭도 추천추천!! 전 신성우씨의 잭도 무척 궁금해졌습니다.
적어도 최고의 캐스팅이라는건 절대 광고문구가 아닌 사실이니 그것에 대해서는 걱정 안하시고 보셔도 됩니다!

<살인마 잭/잭 더 리퍼> 홈페이지는 여기로!

* 여담으로 2009년 공연당시. 글로리아와 다니엘의 듀엣장면에서 (사건이후) 강에 떠다니던 오리가 무대에 끼었던 사고가 있었는데요. 그때 스탭이 나와서 오리를 회수해가는 장면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이후에 바로 김원준씨가 무대를 수습해주는 레어한 장면을 볼 수 있었어요.. (>_<)
* 전 4열 중간에 앉았는데요. 무대가 상당히 높아서 4열에서도 약간 높아보이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배우분들이 시선을 좀 낮춰서 연기하셔서 보는데 무리는 없었지만 이왕보신다면 6~7열에 좌석을 예약하심이 좋으실거 같아요. 오케스트라 소리도 너무 크게 들려서 앞좌석은 정말 비추입니다. 특히나 OP석은 무대도 올려봐야되고 오케스트라소리도 시끄러워서 좀 고생하셨을거 같더라구요.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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